목욕하는 아주머니들 가운데서도 간혹 늘씬한 동체의 젊은 처자들도 눈에 띄였다. 그리고는 마침내 정말 인상깊은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서양여자배우와 거의 흡사한(이름은 모르겠는데 슬리핑 딕셔너린가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임-제시카 알바란다) 아주 이쁜 아가씨가 목욕을 하다가 코너를 돌아 나온 우리들과 마주쳤던것이다.

그녀의 용모와 몸매는 내가 올해 들어 실제로 본 여인 중에서 가히 2번째로 훌륭한 0.1% 급이였는데, 부끄러워 어쩔줄을 모르는 모습으로 환상적인 나신을 가리며 얼굴을 붉히는 모습이 매력적이면서도 참으로 신선했다.

물론 나는 언제든지 그 이상의 훌륭한 몸매를 볼 수가 있는 상황이라(^-^ 좀 재섭나?)서가 아니라, 그런 난처한 광경은 순진한 영혼을 가진 나로서는 고문이었기 때문에 있는 힘을 다하여 외면했지만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역시 여자는 결혼했다고 퍼질러대면 안된다는 것. 신비감과 부끄러움 속에 숨겨진 교태를 적절히 사용하는것이 가정생활에서도 꼭 필요하다는 교훈말이다.

빌라로 돌아온 후의 캔딜 라이트 디너. 분위기도 맛도 가장 괜찮았다. 요리사는 해산물과 스때끼를 만들고 한 여성분이 밀착 시중을 들어주는 통에 약간 쑥스러웠지만 어차피 지불한 돈, 느긋하게 즐기는 마인드가 필요할것 같았다.

거기에다 감미로운 음악을 틀고 신부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달콤한 멘트, 그리고 장래의 행복을 위한 계획과 약속을 자상하게 속삭여 준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같은데, 어쨌든 멘트 내용을 사전에 멋지게 준비해 가서 연출하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인생을 돌이켜 볼 때마다 생각만 해도 달콤한 추억, 어려울 때마다 힘이 되는 신혼여행이 되느냐! 아니면 일상적인 여행으로 보내느냐, 모두 본인하기에 달렸지 않을까? 참고로 난 한국에서 준비해간 동아일보를 보면서 저녁을 먹느라고 새우에다 욕을 싸발라게 먹었음.

빌라에서 한국 음악이 담긴 시디를 한 장 주지만, 우리는 마누라가 직접 준비해간 시디를 주방에 있는 전축을 이용해 들었음. 또한 빌라 내부의 콘센트는 한국과 같은 220볼트 콘센트라는 것도 참조.

한가지 더, 캔딜 라이트 디너시 빌라 직원들이 수영장 물이 흐르지 않게 미리 전원을 끈 다음에 풀에다 수많은 꽃잎과 촛불을 띄어 놓고 휘황한 분위기를 조성해주는데, 풀장의 물이 다시 흐르게 전원을 킨다면 수면 위의 꽃잎은 풀장 밖으로 곧 넘쳐 나버림.

만약 아담과 이브처럼 꽃잎 속에서 태초스런 수영을 오래 하고 싶다면 전원을 켜달라고 하면 안 됨. 왜? 꽃잎이 다 없어 지니까. 그리고 개구리 수영은 필수. 자유형 했다가 꽃잎을 무대기로 먹었음.

쇼핑, 현지인이 운영하는 민속공예 상점에 들렸다. 마누라는 눈에서 원자력 빔을 쏘아대며 목걸이와 귀거리를 착용해 보기에 바뻤다. 하긴 자기가 벌어서 온 건데 몰사면 어떠랴. 물건 사는 것에 관심 없는 내가 한쪽에 앉아 하릴없이 하품만 하고 있었는데 남자 종업원들이 모여들어 내 어깨를 치면서 마누라를 가르켰다.

“오우, 쭉쭉빵빵 예뻐요.” 쭉쭉빵빵? 말투가 거슬렸다. 난 순간적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마누라가 지나가면 모두가 벌린 입을 다물지는 못했지만^^ 이렇게까지 대놓고 천박하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는데, 이거 칭찬인가? 욕인가? 딴에는 서툰 한국어로 친근감을 표시하는 거 같은데, 기분은 좋기도 나쁘기도 했다.

내가 헷갈리는 감정으로 고민을 하고 있을때 마누라가 다가와서는 애교섞인 목소리로 칭얼거렸다. “아저씨, 아쩌씨! 들었지? 모두 나보고 이쁘다고 하잖아 쭉쭉빵빵이라잖아!”
난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마누라를 쳐다보면서 혀를 찾다.
“너 발리에서 쭉쭉빵빵이 무슨 뜻인지나 아냐? 여기선 쭉쭉빵빵이 이쁘다는 뜻이아니야? 여기선 쭉쭉빵빵이란 말이 전혀 다른 뜻으로 변질 되었다는 것 모르냐?”
마누라가 긴가민가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몬데.”
“과소비하는 부인은 죽빵을 날리란 뜻이야. 너를 잘 지켜보고 있다가 물건을 많이 사면 즉시 죽빵을 날려 버리래!”
마누라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죽빵이 뭔데? 죽으로 만든 빵이야? 과소비하면 밥 대신 죽먹이는 거야?”
내가 제일 싫어 하는게 쇼핑하는 여자 쫓아다니는 건데, 오늘은 짜증까지 났다.

하여튼 쇼핑은 발리 민속품점, 한국인이 운영하는 전통주와 향수파는 곳, 그리고 폴라매장과 금은 귀금속 공예점을 들렀다.

난 잘모르겠지만 민속품점에선 목걸이가 저렴한것 같아 구입한것 같았고, 한국상점에선 전통주와 가습기에 넣는 향기 오일을 샀다. 나중에 집에 와서 가습기에 넣어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별로 였다.

폴라 옷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싸다고 마누라가 선물용으로 엄청 사댔고, 금은공예점에는 제품의 디자인이 전부 구가다(?)라서 신선한 디자인이 없는것이 아쉬웠다.

금은공예품점에서는 물건값을 반정도로 깍을수 있다는 말을, 나중에 귀국하는 발리 공항에서 한국인들끼리 하는 말을 들었다. 물론 깍을 수 있으니 구입하라는 것은 아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한국에서 훨씬 더 저렴하게 구입할수도 있으니 충분히 알아보고 구입할 일이다.

<팁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

마누라는 인천공항 환전소에서 달러를 각 20, 10, 5, 1달러 짜리로 균형있게 준비해갔다. 팁은 대부분 여행경비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현지에서 주라고 언질하는 상품이 있어 결국 1달러짜리 20장으로는 부족했다.

팁이 필요한 상품으로는 아침에 빌라에서 나오면서 침대위에 1달러, 래프팅때 안내원2,3달러, 안마받을 때 1인당 2,3달러(3일 연속으로 받으면 곱하기 3) 등등등.

1달러가 한국돈으로 천원이 안된다는 건방진 생각에 나는 심심하면(?) 자주 주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1달러 짜리가 많이 부족해서 발리 환전소에서 바꾸려고 했지만 1달러 짜리는 없단다. 그래서 루피로 바꾸어서 사용했는데 나중에 남은 돈은 현지인들에게 다 주고 왔다.

귀국시 안내인과 기사에게도 별도로 팁을 주었다. 물론 1달 짜리들로 주진 않았다. 그렇다고 꼭 그들에게 팁을 줄 필욘 없을 것 같다. 알아서 하시라.

쓰다보니 발리에서의 일이 생각나 재미있었는데
사정상 그만, 어쨌든 잘다녀오시라.
이만원은 필요없음! 여행 재미있었음.

스도옵! 이만원 필요없다는 것 급취소!
아침에 마누라가 후기를 보고는 받아야 한다고 협박함.

웅이멈-!.
이만원 주시오! 냉큼 주시오!.

커험... 고맙습니다.
국민 805-21-0840-033 박준서